소설가 이외수씨가 "미네르바의 죄목은 허위 사실 유포죄가 아니라 진실 유포죄라고 해야 맞는 것 아니냐"면서 미네르바로 추정되는 박모(31)씨가 체포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12일 밤 자신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이외수의 언중유쾌>의 라디오 칼럼을 통해 "미네르바가 과연 긴급 체포를 당하고 구속 수감까지 돼야 할 중죄를 저질렀느냐"면서 이 같이 말하고 파이낸셜 타임즈, 로이터통신, 뉴아메리카 미디어 등 박씨에 대한 체포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외신의 기사를 소개했다. 또 "경제 동향을 정확히 예측했다고 체포되는 나라가 과연 자유민주주의 국가인가?" 등 일본 네티즌의 비판 의견도 함께 전했다.

그는 "허위 사실 유포 자체가 죄라면 인터넷에 글 쓰는 사람 가운데 잡혀갈 사람 수두룩하다. 63빌딩에서 마징가제트가 나오고 국회 의사당 지붕에서 로보트 태권브이가 출동한다는 글 쓴 사람 잡아 가야 한다. 그런데 이런 주장과 정보들이 처벌받지 않는 건 맞지 않는 얘기라서 사람들의 주목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면서 "그런데 미네르바는 그 반대다. 말이 되는 주장을 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고, 그 덕분에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결국 미네르바의 죄목은 허위 사실 유포죄가 아니라, 진실 유포죄라고 해야 맞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100% (미네르바) 본인이 쓴 글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얻은 정보를 짜깁기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러면 어떤가? 짜깁기는 뭐 아무나 하는가"라고 반문하고 "정부에서 하는 경제전문가가 짜깁기라도 해서 미네르바대신 국민들에게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줬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박씨의 구속으로 촉발된 '학벌주의 논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공고 출신이면 어떻고 전문대 출신이면 무슨 상관이며 청년 백수가 넘치는 시대에 당장 직업이 없는 게 무슨 큰 죄냐"면서 "어차피 글의 내용 때문에 주목 받은 것이지 누가 쓴 글이냐 따위는 전혀 중요한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력으로 평가되지 않고 권위에 약한 나라답다. 일본인이라면 독학으로 주목받게 된 우수한 인재라고 했을 것이다"라는 일본 네티즌의 글을 소개했다.

그는 "미네르바의 구속으로 이제 혼자 공부해서 지식을 쌓은 자는 입을 닫아야 하고 글도 쓰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것이 바로 미네르바 구속으로 높은 사람들이 얻는 일석이조 효과다. 가방 끈 짧은 주제에 아는 것이 너무 많은 죄, 이것이 미네르바에게 씌워진 또 하나의 죄는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Posted by Mr크리스티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