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
리버풀 1 : 2 맨유



맨유 엔트리 : 린데가르트, 하파엘(웰벡), 에브라, 퍼디난드, 에반스, 긱스, 케릭, 나니(스콜스), 발렌시아, 반 페르시, 카가와(치차리토)

리버풀 엔트리 : 레이나, 켈리, 존슨, 아게르(케러거), 스크르텔, 조 알렌, 제라드, 쉘비, 스터링(헨더슨), 보리니(수소), 수아레즈


맨유 포메이션 : 4-2-3-1 / 4-4-2
리버풀 포메이션 : 4-2-3-1 / 4-3-3 / 4-2-3 / 4-3-2






맨유 총평

스콜스이 체력을 감안하여 대신 긱스가 중앙으로 투입되고 비디치 대신 퍼디난드가 나온 것 외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지난 5경기 동안 구축된 전술이 로져스감독에게 완전히 읽히면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고 심지어 존 조 쉘비가 퇴장을 당한 이후에 1명이 부족한 리버풀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치루면서 간신히 승리를 따냈습니다.
물론 안필드 원정은 그 자체로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한 명이 부족하다는 패널티만큼 부담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이 날 경기에서 퍼거슨감독의 표정이 굳은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리버풀 총평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승점 3점을 빼앗긴 것이 썩 기분 나쁜 경기는 아니었습니다만 승점에 목이 말라있는 리버풀로써는 쉘비의 퇴장이 통탄스러운 일이였을 것입니다. 많은 준비를 한 것처럼 보인 로져스 감독에겐 더 더욱이 받아들이기 힘든 패배가 되겠군요. 하지만 리버풀의 기본전술인 4-3-3은 경기를 치를수록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오늘 경기에선 여러가지 변화가 가능하다는 융통성까지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전술을 시험하려면 만치니보다는 이렇게 로져스처럼 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전



맨유 전반평

오늘 경기에서도 와이드한 4-2-3-1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긱스포지션엔 나니가 자리해 있었고 스콜스의 포지션엔 긱스가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리버풀을 상대로 처음 초기 몇 번의 공격타임이 있었지만 아주 간단하게 공격이 막히면서 경기는 계속해서 불리하게 흘러가기 시작했죠. 누구나 축구는 흐름의 스포츠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경기는 초기에 뚜껑을 연 직후부터 두 팀의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그 어떤 경기보다 확연히 보이는 아주 단순한 경기였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 경기들과 같이 와이드한 4-2-3-1 포진을 구축하고 발렌시아의 돌파와 크로스를 시도했고 나니의 침투와 반 페르시의 포지션플레이, 카가와의 후방지원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리버풀은 거의 모든 대비를 갖춰놓고 이들을 상대했고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4명의 공격수 모두를 완전히 막아내면서 수세에 몰린 맨유는 흐름을 타고 얻어맞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4-2-3-1의 3에 해당하는 나니, 카가와, 발렌시아의 면면을 보면 우선 나니는 축구지능이 상당히 떨어지다 보니 켈리가 조금의 거리를 두고 돌파를 막아내자 스위칭과 포지션플레이를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나니가 먼저 무기력화 되었습니다. 또 공격의 시발점이 카가와는 90분 동안 조 알렌의 전담마크에서 완전하게 패했는데 거의 프로와 아마추어 수준으로 일방적인 국면으로 흘러갔습니다. 언제나 맨유의 희망이었던 발렌시아는 스피드와 피지컬이 좋은 글렌 존슨과 승부를 붙자 여태 없었던 최악의 모습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만 발렌시아 역시도 한 동안은 존슨을 잘 막아내기는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애매하게 짝이 없다는 아게르와 스크르텔 사이에서라도 반 페르시는 더 이상 논할 가치도 없었던 것입니다.
공격이 완전히 차단된 이후 리버풀의 공세가 거세지자 쓸모가 없어진 전방의 선수들이 압박을 시도했으나 이것조차도 조 알렌과 제라드의 킥 플레이에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고 급기야 포메이션 전체를 끌어내리면서 조기에 수비적인 자세를 취했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에 주도권이 급격히 넘어가 다른 대안이 없었던 것입니다.
왼쪽 측면에 있던 나니조차도 아래로 깊숙이 내려와 수비에 가담했으나 워낙 축구지능 보다는 개인기로 승부하는 선수이다 보니 수비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고 여기에 에브라마져 부진하면서 왼쪽 측면이 붕괴되었습니다. 전방에 있던 수아레즈는 에반스나 퍼디를 끌고 나오면 측면의 보리니와 후방의 쉘비가 전방으로 침투하였고 이에 하파엘과 케릭도 박스 안으로 끌려 들어가기 일수였으며 그 다음은 제라드와 스터링의 크로스나 슈팅, 중앙돌파가 위협적으로 시도되었습니다. 원래 측면 공격수였던 긱스는 중앙에서 어떻게 커버링을 해야 하는지 완전히 잊은 것 같았고 퍼디난드와 에반스는 공간을 막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던 모습이 여기서 생긴 것입니다.
하지만 전반전 긱스와 케릭을 압박하던 쉘비가 퇴장당한 이후 리버풀은 4-2-3-0형태로 전술을 변화했고 조 알렌이 카가와의 전담마크를 풀면서 다시 카가와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리버풀 전반평

맨유의 전반평에서 열거했듯이 리버풀이 효과적으로 맨유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리버풀은 중원을 장악하고 일방적인 공세를 가져갔는데요, 우선 수아레즈는 측면이나 아래로 빠져나오면서 맨유의 센터백을 달고 뛰었고 그 공간을 쉘비와 보리니가 침투했습니다. 제라드의 크로스는 단지 전방뿐만 아니라 측면으로 나온 수아레즈와 스터링에게도 연결되었고 모든지 마음먹은데로 플레이가 전개되었습니다. 공간이 없을 때는 스터링이 안으로 치고 들어왔고 체력이 좋은 켈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왼쪽에선 존슨이 오버래핑하면서 수아레즈를 도와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비록 골이 터지지는 않았습니다만 정말로 무시무시한 공격이 계속해서 시도되었습니다.
조 알렌은 카가와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카가와를 바보로 만들었고 카가와가 공을 잡든 안 잡든 그의 주위엔 항상 조 알렌이 있었습니다. 아게르와 스크르텔은 뭐든 적당히 하는 선수들이지만 오늘은 두 선수의 화합이 잘 맞았고 중원을 장악한 직후에는 고공플레이와 커버링 모두 빈틈없이 해냈습니다. 다만 카가와가 살아나면서 앞뒤공간을 노출하기 시작했는데 역시 모든 적당히만 갖춘 선수들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재밌는 것은 쉘비의 전방배치였는데 쉘비는 중앙에서 긱스와 케릭을 압박했고 공격시에는 눈치 것 박스 안으로 침투하여 과격한 싸움을 벌였습니다. 다만 이 어린 선수가 지나치게 혈기가 왕성하여 맨유와의 매치에서 선발출전과 더불어 '케릭과 긱스의 원천봉쇄'라는 중책이 내려지자 지나치게 흥분해서 과격한 태클을 시도한 이후 퇴장을 당했지만 말입니다. 전방에서의 활동적인 압박은 설령 그가 퇴장을 당했다하더라도 로져스 감독의 신의 한수였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후반전



맨유 후반평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역시나 예상한데로 나니를 빼고 스콜스를 투입했습니다. 카가와는 쉘비의 퇴장으로 기사회생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긱스는 왼쪽 측면으로 이동해서 원래 나니가 해줘야했었던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습니다. 역시나 긱스와 반페르시가 스위칭플레이를 하면서 수비진을 헤집었고 지역수비를 하던 켈리를 크로스로 대응했으며 카가와의 침투와 2선에서 스콜스와 케릭의 오버패핑, 여기에 하파엘이 전방으로 깊숙이 침투하는 형태를 띄었습니다. 여전히 조금은 답답한 양상이였지만 한명이 부족한 리버풀을 상대로 전반보다는 훨씬 개선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첫 실점이었던 레이나의 킥이 오버래핑을 시도한 존슨에게 바로 연결되었을 때 스콜스가 발렌시아를 대신해 커버링을 들어갔습니다만 한번에 젖혀지고는 계속해서 포지션 미스를 범하다 크로스를 허용해 제라드에게 실점하고 말았습니다. 순전히 스콜스 실책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조 알렌이 카가와를 놔주기 시작한 직후 카가와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발렌시아의 크로스가 카가와에게 연결, 카가와의 트리핑 이후 전방까지 오버래핑한 하파엘의 기가 막힌 슈팅이 골로 연결되었죠. 이후 로져스 감독이 다시 조 알렌으로 카가와를 마크하면서 다시 카가와가 무기력해졌지만 이 골 자체는 퍼거슨감독의 전술이 성공한 것입니다.
에브라는 최근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오늘 경기는 그 비판을 증명했던 경기였습니다. 몇 번의 오버래핑이 있었지만 크로스는 무의미했고 커버링은 전혀 할 생각이 없었으며 그나마 자신의 위치마저도 잘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옵사이드 트렙도 제대로 못 맞춰서 뒷공간 패스를 허용하게 만들었구요.
간신히 얻어낸 패널티킥 이후 하루 종일 조 알렌에게 막혔던 카가와는 치차리토와 교체되었고 부상으로 쓰러진 하파엘 대신 웰벡이 투입되었지만 한명이 부족한 리버풀을 상대로 시간을 끌다 승점 3점을 얻어냈습니다.



리버풀 후반평

리버풀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소를 보리니와 교체했습니다. 수소가 투입된 이후 곧 바로 골이 터졌는데 교체 투입된 수소가 있던 왼쪽 측면에서 글렌 존슨의 오버래핑 가담으로 인해 제라드에게서 나온 골이었습니다. 맨유와 리버풀이 똑같이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를 단행했습니다만 퍼거슨과 로져스의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호되게 당하는 날이 되지 않을까 했습니다만 긱스에게 고전하던 켈리가 오버래핑 가담이 적어지면서 에브라가 조금씩 기운을 내기 시작했고 수적 열세로 중원싸움에서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제라드가 모처럼 광전사처럼 뛰기는 했습니다만 한계에 직면하면서 공간이 생기기 시작했고 로져스 감독은 스터링과 핸더슨을 교체하면서 대응책을 폈습니다. 해서 4-2-3이였던 포메이션을 4-3-2로 바꾸었고 전방에 수소와 수아레즈를 기용했습니다. 다시 조 알렌이 카가와를 마크해서 중원을 장악해나갔고 한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끌고 갔지만 아게르의 실수로 발렌시아에게 역습을 허용하면서 PK를 내주었고 엎친데 덥친격으로 아게르가 부상당하면서 케러거와 교체되고 난 이후 별 다른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코멘트

오늘 경기에서 퍼거슨감독은 시종일관 표정이 굳어있었죠. 초기에는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만 후반전은 표정이 얼어있었습니다. 평소 화가 났을 때 붉게 달아오른 모습은 아니었어요. 이 날 경기에서는 조금은 얕보았던 리버풀과 로져스감독의 전술에 당황한 것 같습니다. 그 근거로 퍼거슨감독은 리버풀의 뻔 한 선수구성과 늘 보여 왔던 포메이션에 전혀 대응 없이 그저 늘 하던 방식의 전술을 들고 나왔는데 리버풀을 중위권팀 즘으로 여겼던 것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기기는 했습니다만 퍼거슨감독답지 않은 모습이었네요.
그나저나 리버풀은 어쩌면 좋은지...맨시티가 처음 3백을 시도한 팀이 리버풀이였죠. 퍼거슨도 리버풀을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안필드에서 패하지 않았습니다.

Posted by Mr크리스티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