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멕시코 올림픽 대표팀을 흔히 황금세대라고 부릅니다. 일본과의 평가전을 전후해서 김이 빠졌고 거품이라는 이야기가 국내 언론에서 돌고 있고... 심지어 모 신문사의 오각형 장난에 놀아나는 수모(?)도 겪었지만 한국이 상위 라운드 진출을 노리기 위해서는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이 연령대의 대표팀이 '황금세대'의 명칭을 얻은 비결은 선수들 개개인이 훌륭한 자질을 지니고 있는 것도 이유지만 무엇보다도 이전 대회들, 그리고 이번 올림픽 지역예선에서 보여주었던 경기력과 결과가 굉장히 우수했기 때문입니다. 근 2년 내 치러진 여러 가지 대회들, 파나메리카노스 2011과 U-20 청소년 월드컵, 더 넓게 보자면 코파 아메리카 2011(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A팀 대회에 U22 대표팀으로 출전한 것은 감안해야 하니), 또는 툴롱 토너먼트같은 자잘한 대회들까지.

테나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 올림픽 대표팀은 CONCACAF 예선을 가볍게 제치고 올라왔습니다. 마르코 파비안이나 하비에르 아퀴노 같은 선수들이 유명세를 얻으면서 자국에서나 쓰이던 '황금세대'라는 호칭이 이제는 멕시코 올림픽 대표팀을 설명하는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넓게 봐서 치차리토나 엑토르 모레노같은 조금 위 연령대 선수들까지도 황금세대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번 올림픽 대표팀은 황금세대의 집결체라고 말하기에 손색이 없는 굉장히 훌륭한 팀입니다. 그 과정에서 오란티아나 칼데론, 우고 로드리게스와 같은 유능한 선수들은 대표팀 탈락의 아픔을 겪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멕시코를 강력하다고 말하는 것은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런던 올림픽을 겨냥하여 굉장히 오랜 기간 준비되어 왔고, 많은 대회 경험을 거친 연령대 팀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멕시코 올림픽 대표팀에게 다른 대표팀들에 비해 조직력의 우월함을 안겨줄 수 있는 요소가 됩니다. (역시 일본전 경기 직후 많은 국내 팬분들이 모래알 같은 팀이라는 비아냥을 했지만 이전 대회들이나 경기들에서의 모습은 상반되는 것이었습니다)


예상 BEST 11 (4-2-3-1?)
코로나; 차베스, 디에고 레예스, 미에르, 히메네스; 살시도, 에레라; 폰세, 파비안, 아퀴노; 페랄타

변수는 살시도의 센터백 출장 여부와, 지오바니 도스 산토스의 출장 여부입니다. GDS의 출장 여부는 굉장한 관심거리입니다만 사실상 그가 파고들어갈 자리가 넉넉치는 않아 보입니다. 에레라와 폰세, 파비안, 아퀴노 중 누구의 자리에도.


코로나의 선발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뛰어난 판단력과 그를 뒷받침하는 순발력을 동시에 지닌 안정감 있는 골키퍼입니다. 그의 가치는 이미 최근 수 년간 크루스 아술에서 증명된 바 있습니다.

멕시코가 빼어난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에 허점이 있다는 평가를 듣기도 하지만, 이 수비수들 역시 리그와 국가대표팀 양쪽에서 굉장히 촉망받는 선수들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특히 이 연령대에서 캡틴 역할을 수행해 온 미에르의 역량은 절대 과소평가되어서는 안됩니다. 미에르는 수비의 안정감 뿐만 아니라 후방에서 공격의 전개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도 상당한 실력을 보이는 선수이며 이런 능력은 이전의 경기들에서 특히 엑토르 에레라와 큰 시너지 효과를 낸 바 있습니다.

미에르의 파트너 디에고 레예스는 센터백 전향 이후 리그와 대표팀에서의 활약으로 유럽의 각 팀들이 주시하는 선수입니다. 92년생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터프하게 부딪치는 수비를 능숙하게 수행해 낼 수 있는 선수입니다. 신장도 190cm 정도로 꽤 크고요. 멕시코의 수비진이 몸싸움에 약한 난쟁이 수비진으로 묘사되는 경향도 있는데, 명백히 잘못된 판단입니다.

차베스와 히메네스는 굉장히 어린 나이부터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입니다. 리그 출전 경험이 나이에 비해 많고 수비와 공격 모두 평타 이상 치는 선수들입니다. 차베스-폰세, 히메네스-아퀴노로 이어지는 측면 공격은 굉장히 잘 짜여져 있으며 특히 히메네스의 경우 스피드도 굉장히 좋아서 아퀴노와 함께 합을 맞추면서 상대팀의 예상을 뛰어넘어 위협적인 찬스들을 만들어내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지난 경기들에서 멕시코가 보여준 수비력이 공격력에 비해 못 미쳤다고 할지라도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에는 하자가 없으며, 오히려 네 명의 선수들 모두가 A팀 출전 경력이 있고 리그에서 입지를 다진 굉장한 유망주들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살시도-에레라의 중원 조합은 이론적으로 굉장히 파괴적일 수 있으나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는 관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에레라는 근래 멕시코 올림픽 대표팀에서 가장 핫한 선수로 창의적인 패스 공급에 능하며, 공격수들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보물같은 미드필더입니다. 살시도의 경우에는,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설지 어떨지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에레라와 함께 패스의 흐름을 보조하는 한편 수비적인 면에서의 공헌이 플레이의 주를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에레라는 빼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이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았을때 탈압박 능력만큼은 그 정도로 대단한 수준이 못 되며, 에레라가 원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팀의 전체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특히 살시도의).

폰세, 파비안, 아퀴노에 대해서는 특별히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각자 볼을 다루는 기술, 스피드, 킥력을 고루 갖춘 선수들입니다. 파비안의 경우에는 골 감각이 탁월한 선수이며 아퀴노는 경탄을 자아낼 정도의 엄청난 돌파력으로 수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선수입니다. 폰세는 다른 두 선수들에 비교했을대 수비적인 면에서 기대할 점이 더 많은 선수이기도 하면서 발밑이 굉장히 좋은 선수입니다.

다른 두 선수들에 비해서 폰세의 출장은 확실한 수준까지는 아닌데 GDS나 어쩌면 엔리케스가 자리를 맡을 확률도 있긴 합니다. GDS는 우수한 능력을 갖춘 선수인만큼 테나 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선발 임무를 맡길 가능성도 충분해 보입니다. 올림픽에서 좋은 활약해주고 얼른 토트넘 탈출했으먼 좋겠네요.

왠지 박주영 vs 페랄타 구도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오리베 페랄타는 흔한 대기만성형 선수로 리그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킨 직후 테나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에 점찍은 선수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본능적인 골감각을 소유하고 있는 선수이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기동력 또한 멕시코 올대의 다른 공격수들에 비해서 크게 뒤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지난 시즌 막판의 활약을 보면 리그 내에서 따라갈 공격수가 없었고...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파비안과의 호흡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가 상당히 파괴적입니다.

** 최근의 경기들(툴롱 토너먼트를 비롯해서)을 놓친 부분이 많아서 선수의 평가가 완전하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파나메리카노스나 예선전 당시와 지금의 선수단이 변화가 있다 보니 혼란스러운 부분들도 있네요. 양해 바랍니다..ㅜㅜ


전망

팀의 목표는 메달 획득(金까지도 노리고 있음)이지만 브라질, 스페인, 우루과이라는 3강이 버티고 있기에 토너먼트 단계에서의 운도 중요해 보이네요. 일단 일본전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나 대회에 접어들어서는 본연의 파괴력을 과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메달권이라고 생각하는 팀이며, 아무리 낮게 봐도 영국 단잁팀(이나 대한민국)과 함께 메달권의 팀들을 노릴 만한 '다크 호스'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각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수비보다는 오히려 미드필드라고 생각되네요. 일단 조별 단계에서 만나게 될 한국, 스위스, 가봉의 대표팀은 에레라를 통하는 패스 줄기를 차단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삼을 것이며 멕시코가 이것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원활한 공격 전개가 버거워지고 선수들의 개인 능력에 모든것을 의존해야 할 것입니다.


짤막하게 온두라스 대표팀을 구경해봅시다. MLS 소속 선수 3명과 와일드 카드 피게로아, 몬타구아의 스타 조니 레베론이 눈에 띕니다. 시애틀이나 유럽 구단으로의 이적설이 있기도 했던 마리오 마르티네스도 국가대표팀에서 입지를 다진 미드필더입니다. 강한 팀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D조를 뚫는다고 해서 이변은 아닙니다.

루이스 수아레스 감독이 직접 지휘할 올림픽 대표팀은 스페인, 모로코, 일본과 맞상대하게 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모로코나 일본과 전력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가봉, UAE, 이집트와 연이어 치른 얼마 전의 평가전들에서 온두라스는 모두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프로 무대에서 큰 족적을 남긴 선수들이 타팀들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충분히 이변을 노릴 수 있을 팀입니다. 코스틀리의 재림이라고 평가받는 로사노가 올림픽에서 그에 걸맞는 활약을 해 줄지도 궁금하네요.


-----
본 글은 K001님께서 올려주신 글입니다. 최근 스조, 스포탈 등에서 대한민국 올림픽대표팀의 첫 상대 멕시코에 대해 기사를 쓰던데요, 지나치게 GDS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는 등 실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참고 삼으시면 어떨까 해서 공유합니다. http://safutbol.com/xe/index.php?mid=futbol01&document_srl=83533

아래는 우루과이 올림픽 대표팀에 관한 허접한 글인데 궁금하신분 있으실지도 몰라 남깁니다.
http://safutbol.com/xe/index.php?mid=futbol01&document_srl=83507

다른 의견 있으시면 언제든 오셔서 개진해주세요. 환영합니다.

Posted by Mr크리스티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