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목표로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3차전 경기에서 고전 끝에 2:2 무승부를 거두었다. 이 경기로 드러난 축구 국가대표팀의 문제들을 요모조모 짚어봤다.



1. 허리싸움에서 밀렸다...



사실 아시아지역에서 우리나라에게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위 혹은 대등한 싸움을 가져 갈 수 있는 나라는 일본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없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허리에서 대체적으로 우즈벡에게 밀렸다고 평가 받았다. 시즌 종료 후 올림픽에 출전해야 했던 구자철이 지나친 과로와 부상으로 인해 대표팀에서 낙마하면서 구자철의 빈 자리는 바로 느껴졌다.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해 공격적인 역할 뿐 아니라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수들과 후방 플레이메이커에게 부담을 주는 역할을 동반해 수비에 기여해 왔다. 그런데 이런 구자철이 경기에 나오지 못하므로 인해 미드필드의 압박 (특히 최전방의 압박)은 다소 느슨해진 느낌을 받았고 상대는 빌드업 과정에서 구자철이 있을때 보다 불편을 훨씬 덜 느꼈을 것이다. 구자철과 더불어 대표팀 중원에 핵심 에이스인 기성용은 이날 경기에서 눈에 띄게 몸이 무거워 보였다. 프리시즌 동안 올림픽을 소화해야 했을뿐만 아니라 막 소속팀을 바꿔 적응하는데 힘이 들것이고, 잉글랜드에서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 것을 감안하면 컨디션이 안 좋은건 무리도 아니다. 대한민국의 전체적인 플레이에 시발점이 되는 기성용이 몸이 무거웠으니 공격에 답답함을 물론이고 미드필드 싸움에서도 우리가 우위를 점하지 못했던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 였을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실패가 느껴졌다. 이번 우즈벡전을 통해서 최강희 감독은 중원에 새로운 조합을 실험했다. 그동안 김정우가 주로 기성용과 함께 중원을 책임졌었는데 이번에는 K-리그에서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하대성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진시켜 기성용과 함께 경기 조율을 맡긴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실험은 실패했고 그 원인 둘이 역할 분담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였고 상대적으로 우즈벡에 비해 수싸움에서 비효율적인 경기운영을 했다. 기성용이 전방으로 올라가면 뒷 공간을 하대성 다소 처진 위치에서 메워주고 특히 후방에 쳐져있는 미드필더는 좌우 측면 수비수가 오버래핑해 나가면 그 공간을 동시에 메워주는 역할도 병행해야 하는데 FC 서울에 공격에만 주로 치중하던 하대성이다 보니 수비력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하대성이 좋은 선수임에는 토를 달 수 없지만 기성용의 파트너로서, 수비형 미드필더에서도 좋은 선수가 될 지는 많은 의문이 드는 경기력이였다. 이 날 경기를 보면서 박종우가 얼마나 기성용에게 좋은 파트너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될 것이다.



2. 좌우 풀백의 불안



허리에서 하대성과 기성용 콤비를 실험했다면 수비진에서는 측면에 이영표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박주호와 K-리그에서 포지션 변경을 통해 우측 풀백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고요한을 기용했지만 실험 결과는 실패였다. 특히 수비력보다 공격력이 장점인 고요한은 상대 공격수에게 지속적으로 공략당하면서 수비적인 문제를 드러냈고 자기 위치가 계속 상대에게 공략 당하다보니 공격에도 제대로 가담하지 못하면서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상황에 봉착했다.



3. 전체적인 수비라인의 집중력 떨어져...



곽태휘와 황석호가 부상으로 센터백 조합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았지만 곽태휘가 경기 직전에 부상에서 회복하며 이정수와 곽태휘가 정상적으로 중앙 수비 위치에 출전했다. 그런데 곽-수라인은 수비적인 부분에 불안감을 많이 노출했고 특히 이정수는 패스미스를 연발하면서 상대에게 공격 기회를 내줬다. 특히 상대적으로 큰 신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즈벡과의 제공권 싸움에서 번번히 밀리면서 불안감을 노출했고 결국 세트피스 상황에서 집중력 결여와 제공권 싸움에서의 패배로 인해 헤딩으로 실점을 2점 허용했다. 그동안의 경기에서 유럽의 장신 선수들과의 경합에서도 크게 문제를 드러내지 않았던 제공권 싸움에 상대적으로 신장이 앞서는 우즈벡에게 밀렸다는건 이날 우리 수비가 얼마나 경기에 집중을 못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4. 이동국의 원톱 수행 2% 부족해



이날 대표팀은 이동국을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배치한 4-2-3-1 전형을 기본적인 포맷으로 꺼내들었다. 전술에 특성상 허리에 비중을 두는 포메이션이다 보니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상당히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상대 수비수를 공략했어야 했는데 이날 원톱 이동국에게는 그런 움직임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1에 해당하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득점도 중요하지만 중앙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앙에 블록을 형성하고 있는 수비수들을 달고 나오면서 3에 위치한 공격형 미드필더들에게 공간을 창출해줘야 하는데 이동국은 3의 공격형 미드필더들과 스위칭을 원활하게 하지 못했고 그로인해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공격하는 스타일의 김보경과 이근호가 계속 겉돌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된 것이다.(이청용의 경우는 직선적인 움직임이 주를 이루므로 역할에 많이 지장을 받지는 않았다.) 또 전반전에 이근호의 역동적인 돌파 장면에 이어 완벽한 기회에서 이동국이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터무니 없는 슈팅을 날린것에 대해서는 질타를 하지 않을수 없는 부분인것 같다. 물론 역전을 시키는 팀의 두번째 골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팀의 주전 스트라이커이자 최고참인 이동국에게 좀 더 순도높은 골 결정력과 분발을 촉구한다.



5. 이청용과 박주영 시간이 필요해!



이날 필자가 경기를 기대하고 봤던 이유는 이청용의 대표팀 복귀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탓인지 이청용은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과 센스는 여전했지만 확실히 기동력에 문제를 보이며 상대 수비수에게 묶였고 좀처럼 오른쪽에서 활발한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다. 또 마지막까지 선발 출장 여부에 논란의 중심이었던 박주영은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으나 합격점을 주기에는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박주영의 최대 무기 중 하나인 문전 프리킥 상황에서의 날카로운 킥이 상실 되었다. 올림픽 대표팀 경기 때도 킥에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 대표팀에서도 어이없게 프리킥을 처리하면서 여전히 박주영이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 오지는 못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둘은 워낙에 대체 불가능한 자원들이기도 하고 그 영향력이나 능력만큼은 절대적이므로 시간을 두고 천천히 경기력을 끌어 올리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의 최강자를 넘어 전세계적으로도 이젠 상당히 주목받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짓는건 어렵지 않을것이다. 그러나 대표팀에게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이런 경기력으로는 세계의 강호들과 맞붙어 승리하기란 불가능 할 것이다. 아직도 브라질 월드컵 까지는 1년하고도 3달이 넘게 남아있다. 많은 평가전과 실험, 시행착오를 거쳐 문제점을 보완하고 최적을 조합을 찾아 다시 한번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축구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파이팅!!

- 많은 지적 좀 부탁드립니다^^ -

Posted by Mr크리스티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