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글은 해축게에 그냥 급하게 썼던 것을 시간이 없어서 퍼온 것에 몇개의 문장을 조금 보충해서 올린 것임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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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약팀 깨부시기를 현재 세계에서 뿐 아니라 축구 역사상 가장 잘함.
내가 여기서 말하는 약팀 깨부시기란 약팀한테 초반에 어이없이 당하지 않고 이길 때 확실히 이겨준다 이런
차원이 아님.
그냥 강팀들은 모두가 기본적으로 약팀한테 초반에 당하지 않는 건 마찬가지인데 내가 생각하는 퍼거슨의 약팀 상대법은 그게 아니라, 약팀한테 초반에 실수로 당했을 때 그것을 만회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축구 많이 봐 왔지만 퍼거슨처럼 선취골 내준 약팀 상대로 무승부 내지는 역전승 일궈내는 거 잘하는 감독을 본적이 없음. 그냥 이건 뭐 맘만먹으면 다 뒤집는 수준. 다른 명감독들도 물론 전술적 조치 잘 해서 뒤집고 다 하는데 퍼거슨은 그냥 이 부문에서만큼은 신의 경지. 무언가가 있는 거 같음.
근데 내가 여기서 살짝 그 '무언가'라는 것을 주제넘지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보자면. 퍼거슨은 일단 가끔씩 확실한 약팀을 상대로는 일부러 힘을 빼놓고 출발하는 경기가 있습니다. 그저께 경기를 예로 들자면은 카가와 공미에 반페르시 놓는 4-2-3-1이 아마 자칫하면 경기가 개판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걸 퍼거슨 자신도 압니다. 그러나 모험을 겁니다 퍼거슨은... 타이밍을 잘 포착해서 아 이번 경기는 자칫 개판이 되더라도 전술 실험 해 볼수 있는 경기다. 이런 판단을 내리고 한번 시도해 보죠. 만인이 다 알듯이 스콜스 넣고 4-4-2 가면 그냥 이기는 것을 한번 이번 경기가 전술 실험의 기회로 보자 하고 모험을 겁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실패가 되죠. 그런데 여기서 스콜스 나니 투입으로 역전을 일궈 냅니다.
제가 생각하는 퍼거슨의 '무언가'는 뭐냐면, 시즌 내내 전술 실험을 위한 힘빼기라던지... 혹은 레이스 중반, 후반 중에 체력적인 문제로 일부러 힘을 빼는 거라던지... 이런 판단을 그 어떤 감독보다도 잘 한다는 겁니다. 이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힘을 빼더라도 실패하지 않을 만한 약팀 상대를 고르는 능력, 그리고 힘을 빼다 실패했을 시에 정신차리고 원래 전력을 총투입 하여 그것을 만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한 상대를 고르는 능력.이런 겁니다. 다른 감독들도 시즌 운영상 필요한 타이밍에 힘 빼기. 이런 거 물론 잘 하죠 그런데 퍼거슨은 위에 말한 판단 능력으로 인해 실패 확률이 다른 감독들보다도 훨씬 낮을 뿐 아니라 그 만회율 또한 가장 높다는 겁니다. 제 생각엔 퍼거슨은 이런 걸 계산할 줄 아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좀 오버를 해 본다면 퍼거슨은 '약팀상대 역전승 만들기'를 철저하게 계산해서 연출해 낼 줄 아는 감독이라는 겁니다. 남들이 보기에 경기 초반에는 이것은 실패로 보일 지 모르나 후반에 경기 뒤집는 걸 보면 결과적으로 실패가 실패가 아니게 되는 모양새를 내는 거죠. 결과적으로 실패가 제일 없는 감독입니다 퍼거슨은. 이런 방식으로 실패를 없앤 다음엔 모험으로 얻은 전술실험, 체력 보충 등의 열매들로 시즌 전체를 성공으로 이끌어 나가는 거죠.
너무 추상적인 설명이어서 공감이 잘 안 되시는 분은 그저께의 경기 말고도 지난 시즌 26라운드 노리치 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긱스의 90분 골로 역전을 일궈 내는 경기라던가... 지지난 시즌 샬케04와의 챔스 4강에서 1차전을 1.5군으로 이기고, 2차전을 2군으로 마무리하는 장면이라던가... 이런 것들을 한번 상기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장면들이 있습니다.
퍼거슨이 아무리 팀 전력이 개판이더라도 리그만큼은 어떻게든 결과를 내는 게 저는 퍼거슨의 이런 능력 때문이라고 봄.
아무튼 이것은 퍼거슨의 가장 강력한 강점이고, 약점은 강팀 상대로 할 때 나타나는데 이건 사실 약점이라기 보단 다른 명장들에 비해 조금 부족한 능력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죠. 퍼거슨은 약팀 상대로 역전승은 잘 일궈내는데 반대로 강팀 상대로 경기 뒤집기는 참 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퍼거슨이 자신들과 대등한 강팀, 혹은 전력이 더 높은 팀을 상대로 경기를 이기는 것은, 그냥 처음부터 준비한 전술이 잘 맞아떨어졌을 시에 가능한 일이지, 잘 안 풀리는 걸 어떻게 전술적 조치를 취해서 극복해 낸다던가 이러한 모습은 다른 명 감독 들에 비해서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건 왜 그런지는 설명이 불가하고 그냥 그것 또한 퍼거슨 감독의 능력인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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