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첼시의 상징적인 선수라 하면 존 테리와 프랭크 램파드를 손꼽을 수 있다.

존 테리는 첼시 유스팀 시절에서부터 캡틴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첼시에서만 선수생활을 해왔고
램파드는 미드필더임에도 첼시 팀 역사상 3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이다.


(*참고 - 첼시FC 역대 최다 득점자

1위 바비 탬블링 - 202득점
2위 케리 딕슨 - 193득점
3위 프랭크 램파드 - 188득점
4위 디디에 드록바 - 157득점
5위 로이 벤틀리 - 150득점
5위 피터 오스굿 - 150득점)


그 두명의 선수 중에 특히 프랭크 램파드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사실상 현재 첼시의 살아있는 현역 레전드 선수라 할 수 있는 램파드이지만,
그런 수치상의 여러 기록들을 떠나서, 최근의 분위기는 그에게 호의적이지 못하다.

새롭게 젊은 선수들이 영입되며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첼시에게 경기내에서 큰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뒷부분에서 다시 언급하겠으나, 램파드는 더이상 예전만큼의 활동량과 체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팀이 역습을 당하는 상황에서 큰 위험요인이 되기도 했다.
과거 라니에리 시절부터 무리뉴 시절인 2005년까지 164경기 연속 선발출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세월이 그간 많이 흐르기도 했다.

게다가 1978년생인 램파드는 첼시와의 계약기간이 2012-2013 시즌을 끝으로 끝나게되며
재계약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이다.
램파드나 첼시나 양쪽 모두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램파드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프랭크 램파드는 아버지인 프랭크 램파드 시니어가 뛰었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186경기를 뛰며 39득점(FA컵 등 다른 대회도 포함)을 기록했다.
램파드가 웨스트햄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냈던 2000-2001 시즌은 웨스트햄에게 여러모로 매우
불운했던 시즌이었다.
나름대로 좋은 선수들을 보유했음에도 겨우 강등은 피한 수준으로 시즌을 마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리오 퍼디난드의 리즈 유나이티드 이적을 시작으로 램파드도 첼시로 이적하는 등
좋은 선수들도 상당수 팀을 떠나게 되었다.

당시 램파드는 첼시 이외에도 리즈 유나이티드, 아스톤 빌라 등 다른 클럽들의 제의도 받은걸로
알려져 있는데, 본인이 런던 연고팀 그리고 유럽대회 진출팀을 선호했으므로
2000-2001 시즌 당시 리그 6위를 기록하며 UEFA컵에 진출하게된 첼시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때 첼시의 감독이었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이적 첫시즌부터 램파드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고
첼시는 2001-2002 시즌 리그 6위, 2002-2003 시즌은 리그 4위를 기록하며 유럽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따게되었다.
그러나 첼시의 재정이 파탄수준으로 향했던 상황에서 다행히도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오게
되면서 팀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라니에리가 이끄는 첼시는 2003-2004 시즌 리그 준우승 및
챔피언스 리그 4강 진출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 후 감독은 무리뉴로 바뀌고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첼시를 오고가는 상황속에서도
램파드는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본인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그 일례로, 2005년에는 발롱도르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 후 그의 플레이는 너무나도 널리 알려져 있으므로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램파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부분에 대해 주로 언급할까 한다.


스포츠 헤르니아


2008-2009 시즌은 램파드 본인 또한 최고의 시즌이라 손꼽은 적도 있었을만큼,
비록 리그 타이틀을 따낸 시즌은 아니었으나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주었던 시즌이었다.
기존의 미들라이커라는 수식어의 걸맞는 플레이는 물론이고, 다소 후방에 위치하며 경기를 조율하고
질높은 패스를 공급해주는 조력자의 모습 또한 더 많이 보여주었던 시즌이었다.

2009-2010 시즌은 첼시가 팀 역사상 처음으로 리그-FA컵 동시 우승을 기록한 시즌이기도 하며,
한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를 쌓았던 시즌이기도 하다.
(50경기 출전 27득점 20어시스트 - 여기에서 PK득점은 10골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2010-2011 시즌 초반에 그는 부상으로 꽤 긴 시간동안 경기에 출전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스포츠 헤르니아, 즉 탈장 수술때문이었다.
탈장은 쉽게 말해서 신체의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다른 조직을 통해 돌출되거나 아니면
빠져나오는 증상인데 주로 복부에서 일어난다.
특히 격렬하고 강한 힘을 쓰는 스포츠 선수들에게 더 자주 나타나서 스포츠 헤르니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부상 회복 후에도 계속해서 격렬한 운동을 해야하는 운동 선수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만성 질환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게다가 수술 후,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재발 위험이 높으며 이전 만큼의 강한 힘을 온전히 발휘하기도 사실상 힘들다고 알려져 있어서 특히나 축구선수들 중에서도 강한 킥력이 주무기인 선수들에게는 상당히 좋지 못한 부상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 질환은 카카와 관련하여 더 많이 알려져있는데,
한때 세계 최고의 선수들 중 하나였던 카카의 폼 저하에는 무릎 장기부상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으나
그 중에 스포츠 헤르니아도 중요한 요인으로 포함되어 있다.

램파드는 2010년 8월경에 탈장 수술을 받았는데 이제는 적지않은 나이에다가,
그간 사실상 충분한 휴식없이 오랫동안 계속해서 경기에 뛰어왔기 때문에 그 후폭풍은 적지않았다.
일단 스포츠 헤르니아라는 것이 현역 축구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한 항시 재발 위험이 있는데다가
램파드는 본래 주무기가 강한 킥력, 신체조건 및 강인한 체력과 활동량이었으니
그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컸을 것이다.
실제로 그 이후 램파드의 강력한 중거리슛 및 정확하고 강한 롱패스를 보는것이 많이 힘들어졌다.

탈장과 더불어 그를 고질적으로 괴롭혔던 사타구니 부상까지 겹치면서, 8월말에 전력에서 이탈했던
그는 결국 12월 중순에 이르러서 겨우 복귀를 할 수 있었다.
그동안 첼시는 부진을 겪기 시작하더니, 2010-2011 시즌 중반기는 말그대로 정말 답답한 시기였다.
위건급 팀을 홈에서 상대할때에도 경기 내내 득점이 터지지않는 답답한 경기력이었고
갓 부상에서 회복한 램파드 역시 폼이 좋지 못했다.

다행히 시즌 후반기에 램파드의 폼도 다소 올라오고 (그 결과로 다시 국가대표팀에 복귀할 수 있었다)
첼시의 경기력도 상승하면서 리그에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으나 결국 10-11 시즌은 단 한개의 타이틀도 따내지 못한 시즌이 되면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경질되고 말았다.


감독과의 불화?


2011-2012 시즌부터 첼시는 젊은 감독인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이 이끌었는데,
그는 포르투에서 미니 트레블을 달성하고 온 재능있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의 젊은 나이와 그의 급진적인 방법이 문제였던 것일까.
시즌 초반에는 그럭저럭 순항했던 보아스의 첼시가 그 후 점점 나락으로 빠지자
그와 동시에 첼시 고참 선수들과 보아스간의 힘겨루기에 관련된 보도들이 연일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 대표로 자주 언급되던 선수가 바로 램파드였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가야할 것은 그 시점에서 영 언론들의 추측성 기사가 너무 남발되었다는 것이다.
국가도 위기가 닥치면 내적으로, 그리고 외적으로 사방에서 잡음이 생기듯이
그 시점 극심한 위기에 빠졌던 첼시도 경기 내적으로 그리고 경기 외적으로 상당히 압박을 받고
있었다. 사실확인도 제대로 안된 추측성 보도들이 상당히 많이 터져나왔는데
이것은 첼시 선수단과 보아스 감독 사이의 관계를 부정적인 쪽으로 확대해석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한 예로,

David Luiz @DavidLuiz_4
This is media,Frank know me,and I never said about him! I said generaly! I only talked about coaches and players in general. Always CFC

일부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다비드 루이즈는 프랭크 램파드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고 알려졌는데
이때 루이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히기를,
"이게 언론입니다. 프랭크는 절 잘 알고있어요. 전 절대로 그에 대해서 말한적이 없습니다!
전 단지 일반적으로 얘기했던 거에요.
저는 그저 일반적인 코치와 선수들 관계에 대해 말했을 뿐.... Always CFC!"

그밖에도 또다른 고참 베테랑 선수인 디디에 드록바가 경기 중간 하프타임때 감독의 권한을
뛰어넘어 작전 지시를 했다는 일부 영 언론의 보도 또한 거짓으로 밝혀진 바 있었다.

그리고 어떤 팀이든지 감독과 선수간의 약간의 트러블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과거 스콜라리 감독이 첼시를 맡던 시절도 보아스 시절과 비교했을때 더 심하면 심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았다.
당시 빅클럽 감독 경험은 처음이던 스콜라리 감독은 부임 시즌 초반기 아주 잠깐동안만 잘나갔을뿐
곧바로 극히 저조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부진이 오래되는 동안 팀 내 분위기는
좋지 못하게 흘러갔었다.
특히 대표적으로 드록바가 가장 강하게 불만을 드러내었고
아넬카, 발락 등 당시 첼시 주요선수들도 스콜라리의 방식에 조금씩 불만을 가지던 시기였다.
이렇게 어느 한 팀이 위기에 처하면 단골 메뉴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해당 팀 소속 선수들과
감독간의 갈등이고 이는 드문 현상이 아니다.


첼시 감독과 선수단과의 불화설에 대해 주장 존 테리가 말하기를,
"선수들이 경기를 못뛰게 되면 선수들이 감독에게 불만이 생긴다는 언론들의 기사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불만이라 생각하지 않고 단지 자신이 뛸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실망감일
뿐이며 이것은 다른 팀에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일부 언론들은 특정 선수들에 대해 루머를 부풀리고 있지만,
프랭크 같은 선수들은 아직도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다.
나이를 먹는다해도 선수들은 아직 이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을 반대로 생각해봤을때 이것은 그만큼 첼시 선수들의 입김이 다소 과한것이
아니겠느냐라는 생각을 들게 할 수도 있는 일이다.
어찌보면 과거 무리뉴 시절부터 첼시의 전성기를 이끌어오던 주축 선수들이 그 스콜라리 시절에도
적잖게 있었고 지금도 테리, 램파드, 콜, 체흐같은 선수들이 있으니 그 또한 어느정도 있을 수 있는
문제이다.
실제로 램파드와 빌라스-보아스 간의 일련의 갈등도 아예 허구라는 것은 결코 아니고
분명히 일정부분 의견 충돌이 있었을 것이다.
여러가지 일들이 있지만 한가지만 예를 들자면
램파드 본인이, 당시 선발로 나오지 못했던 나폴리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이후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자신은 어린아이가 떼쓰듯이 감독에게 항명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왜 경기에 나올 수 없는 지를 알고 싶어서 였다고 했다.
사실 그정도 충돌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감독은 첼시의 중요한 부분이던 램파드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라 할 지라도 충분히 의사 소통을 해야한다.
굳이 팀내 중요선수급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동안 잘 써오던 선수를 로테이션으로 돌릴 때에는
그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해줘야 할 필요성이 크다.
그래야 갈등 발생 요인도 줄어들테니 말이다.







이유야 어쨌든 당시 첼시는 힘든 상황을 겪고 있었고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선수단은 좀 더 자제력을 가지고 불만을 누그러 뜨리며 정신력을 발휘할 법도 했지만 몇가지 잡음이 나왔던 것은 분명 선수들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보아스 감독 또한 그 책임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보아스 시절 초기에 여전히 첼시 선수였던 아넬카와 알렉스가 12월에 이적요청을 했을때 보아스는 리저브 멤버들과 훈련하도록 했었고 이것은 선수단내에 적지않은 동요를 가져왔었다.
결국 그들은 1월에 각각 파리 생제르망, 상하이 선화로 이적했다.

또한 보아스 감독은 전술적 지도나 지시사항을 전달하는것 외에,
선수들과의 1대1 면담은 거의 갖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에 따라 AVB와 선수단간의 다소 거리감 비슷한 것이 생겨났고, 특히나 고참 선수들은 그에게
외면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점에 대해 레이 윌킨스 전 첼시 수석코치도 지적을 한 바 있었다.
"AVB는 첼시 선수들을 통제하는 법을 좀 더 배워야한다.
경험많은 선수들을 잘 컨트롤하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좋은 예이다.
물론 현재 첼시의 위기는 선수들이 75%의 책임은 져야한다.
그렇긴 하지만 AVB는 첼시의 베테랑 선수들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러이러한 언급들이 전부 램파드를 옹호하고자 보아스 감독을 비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이 항목에서 말하고 싶은것은, 당시 보아스 감독과 램파드를 비롯한 첼시 선수단과
일정부분 트러블도 있었고 보아스 감독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많이 아쉽긴 하였으나
그와는 별개로 영 언론들의 물어뜯기식 보도 행태, 그리고 데일리메일, 더 선, 트라이얼 풋볼지 같이
정론지가 아닌 타블로이드지들이 추측성으로 보도하는 기사를 그대로 번역한 적도 적지 않었던
우리나라 언론들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ESPN과의 2012년 2월 인터뷰에서 램파드는,

"전 첼시에서 오랫동안 있었지만 이제 33살입니다.
이제는 현실적으로 봐야합니다.
매경기 모두 선발로 나오기를 원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만약 벤치에 앉게되더라도 전 그저 첼시가 승리하는 것을 원합니다."


첼시 중원진, 그리고 현재 램파드가 처한 상황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이 경질되고 로베르토 디 마테오 체제로 바뀌면서
첼시 전술의 큰 틀이 4-3-3에서 이제는 4-2-3-1로 바뀌었고 램파드 또한 그간 첼시에서 수행했던
역할과는 조금 다른 역할을 부여받았다.
4-2-3-1 에서 2의 자리인 더블 피보테 자리에 위치하며 다소 수비적인 위치에서 플레이하게 되었던
것인데, 사실 이것은 디 마테오가 지휘봉을 잡은 2011-2012 시즌 후반기에 긍정적인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램파드-미켈의 더블 피보테 라인은 그간 불안정했던 첼시 중원 안정화에 기여했고
수비 전술로 변화하기 시작한 첼시 전술에 맞춰서, 수비 가담또한 나름대로 준수하게 잘해내주었다.
그간 비난을 들어왔던 램파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특히 보아스시절, 즉 첼시의 11-12 시즌 전반기에 그야말로 팀 내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미켈은
더블 피봇 위치에 선 이후부터 몰라보게 상승된 폼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FA컵,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동시 우승의 큰 성과로 이어지는 요인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던 것이 2012-2013 시즌 초반기에는 램파드-미켈의 조합이 큰 힘을 못쓰며 큰 비판을 듣게
되었는데 가장 큰 요인은 새로운 선수들의 합류 및 세부적인 전술 변화에 기인한다.

사실 2011-2012 시즌 후반기의 4-2-3-1은 전체적인 수비라인을 내리고 공수간 라인 간격을
넓게하지 않으며 수비력을 강화한 모습이 강했었다.
그러다가 에당 아자르, 오스카 등의 창의적인 선수들이 영입이 되며 첼시는 보다 더 젊어졌고
그에 따라 디 마테오 감독은 이전보다 좀 더 공격적인 성향의 전술로써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것은 여러 문제를 일으켰는데
그 첫번째가 공수간 라인 간격이 꽤나 넓어졌다는 것이고
두번째로는 공격진과 수비진간의 호흡에서 엇박자가 난다는 것이고
세번째로는 그에 따라 이전보다 감당해야할 부담도 커지고 할당 영역도 넓어져버렸으나 스피드와
활동량에 문제를 드러낸 램파드-미켈 라인의 한계였으며
네번째로는 이전보다 너무 자주 볼 소유권을 빼앗기는 문제였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커뮤니티 쉴드 경기를 예로 들 수 있다.
물론 정식 리그 경기도 아니고 이 경기에서 이바노비치가 일찌감치 퇴장당하기도 했고
이벤트성 단판 대회이기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도 좋겠으나,
이 경기만큼 그러한 문제점들을 잘 보여주는 경기도 흔치않다.





위 화면을 보면, 비록 볼이 갑작스럽게 첼시 진영으로 넘어온 탓도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첼시 공격진과 수비진사이의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져있었다.

사실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보면, 근래 첼시의 경기력이 답답한 이유는 허리라인의 부실함도
그 이유가 될 수 있으나, 그것만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에버튼의 시즌 초반 상승세의 이유는, 세컨탑 위치에서 좋은 플레이 해주는 펠라이니의 존재 또한 큰 이유지만 왼쪽 수비수 베인스와 피에나르의 측면 날개의 호흡 또한 큰 이유이다.
이것은 그만큼 수비진과 공격진간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인데,
이번 시즌 첼시는 그러한 호흡이 어긋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어설프게 공격 성향의 전술로써 경기를 진행하다보니 라인 간격은 벌어지는데 그만큼 수비는
불안정해지니, 그에따라 이전만큼 에쉴리 콜이나 이바노비치의 활발한 오버래핑은 다소 감소했다.
게다가 새롭게 영입된 에당 아자르는 공격시에 뛰어난 기술들을 보여주며 첼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었지만 시즌 초반에는 적극적인 수비가담이 더 필요해 보이는 모습들이 보였고
6라운드 아스날과의 경기에서는 이전보다는 조금 더 자주 수비가담을 해주었지만 아스날 젠킨슨, 채임벌린등에게 첼시의 왼쪽 측면이 자주 위협받았었다.





(▲ 아스날전 첼시는 라이언 버트란드를 왼쪽 윙으로 선발기용했을때보다 왼쪽 측면에서 더 잦은 위협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공수 간격이 벌어지며 램파드-미켈의 더블 피보테가 커버해내야할 공간도
그에 따라 더욱더 넓어지게 되었지만 램파드와 미켈은 주력이 빠른 선수들도 아니고
램파드가 노쇠화된 지금, 그 둘은 많은 활동량을 가진 선수들도 아니었다.
그것은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첼시가 중원싸움에서 완전히 밀린 결과를 가져왔고
그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리그 경기에서도 상대팀이 약팀이었음에도 중원싸움에서 큰 우위를 가져가져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나 역습을 당하는 상황시, 그 둘의 느린 수비 복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의 참패 요인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램파드는 더블 피보테에 맞지 않는듯한 모습을 종종 보여주었다.
오버래핑은 자주 하지만 역습 허용시 그 복귀 속도가 느린 문제도 있고 윗선 공격형 미드필더에 오스카가 있던 마타가 있던 아자르가 있던간에 동선이 겹치는 모습도 종종 관찰되었다.
물론 그의 오버래핑은 그의 충동적인 행동이 아니라 전술상에 포함되어있는 내용일 것이다.
특히나 밸런스가 생명인 허리라인에서 멋대로 돌발적인 행동을 한다고는 상상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램파드의 오버래핑에 대비해 디 마테오 감독은 왼쪽 윙을 버트란드로 기용하며 수비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램파드의 더블 피보테 기용은 이제는 상대팀을 봐가면서 해야할 상황에 놓인 것 같다. 역습이 강한 팀에게는 좋지 못하겠으나, 가령 챔피언스 리그 경기 처럼 다소 템포가 느리고
양 팀 다 신중한 패턴으로 흐르는 경기는 전체적인 경기 스피드가 빠르지 않으므로
그럴때는 램파드의 기용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모든 상황을 중원진의 탓으로만 돌릴 수가 없다.
아자르-오스카-마타의 라인은 향후 첼시의 베스트 라인업이 될 것이지만, 아직은 서로의 손발이
잘 맞아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각자의 개인 능력에 더 의지하는 경향이 많았음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버트란드와 하미레스가 윙어로 출전할때에는 공격시 그들의 공헌도가 상당히 낮았다.
비록 버트란드는 램파드의 부족한 스피드와 활동량을 잦은 수비가담으로
메꿔주는 역할도 해주는 이유도 있겠으나 그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격시 능률적인 공격가담이
적었던 것은 분명했다.
이것은 하미레스 또한 들어야할 비판이다.
그는 측면에 위치하면서, 역습시에는 나름대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것은 지난 시즌때도 증명된 부분이지만, 지공시에는 하미레스가 위협적인 모습을 잘 못보여주었다.

또한 볼 소유권을 자주 빼앗기는 문제 또한 분명히 있었다.
이번 시즌 첼시는 너무나 쉽게 공격 기회를 빼앗기는 문제점이 있다.
현대 축구에서 볼키핑 능력이 상당히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는 적지않은 문제이고
종종 고립되던 토레스나 측면의 하미레스는 무리하게 볼을 끌다가 빼앗기는 장면이 많았었다.

결국은 부실해진 중원라인이 첼시의 최우선 보강 포지션임에는 분명하지만
현재 첼시의 몇가지 어려운 점들을 모두 중원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한편으로는 중원진 영입이 제대로 안되면서 하울 메이렐레스나 에시앙 같은 선수들을 섣불리
내보내며 가용 인원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점도 감안해야한다.

디 마테오 감독은 그런 제한적인 자원으로 어떻게든 효과를 보려 한 것이고
여러 시행착오 끝에 최근 한가지 방법을 찾았으니 그것은 미켈과 하미레스로 더블 피봇을 구성하는
것이다.
스토크 시티전과 아스날전에서 이 실험을 하였고 어느정도 좋은 평가를 들을 수 있었다.
하미레스는 상대적으로 다소 스피드가 떨어지는 미켈을 도와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일종의 청소부 역할을 나름대로 잘 수행해주었다.
아자르-오스카-마타의 라인은 시간이 좀 더 흐르고 손발이 맞아들어가기 시작하면 지금보다 더
위력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그 뒤를 받치는 미켈과 하미레스 조합도 강팀인 아스날 원정
경기에서 그 가능성을 엿보았다.

그 스토크 시티전과 아스날전 모두 램파드는 선발출전하지 못했다.
스토크시티전은 후반 교체출전이라도 했지만 아스날전은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켜야했다.

이것은 첼시 입장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보아스 시절 램파드 잠시동안 로테이션으로 물러났던 때와는 차이가 있는 것이,
그때는 팀의 성적이 받쳐주질 못했으나, 이제는 그런 변화를 꾀했음에도 어느정도 성적이 받쳐주고
있다. (비록 경기력은 확 살아났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승점을 쌓아가고 있다는 점.)

이제는 램파드가 붙박이 주전이 아닌, 주전 로테이션급으로 물러나도 될 때가
점차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이제 램파드는?

그동안 첼시의 주전 라인업에서 램파드의 이름이 빠진적이 거의 없었으나
그러한 큰 존재가 이제는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맞으며 물러날 때가 다가오고 있다.

현재 첼시와 램파드와의 계약 기간은 이번 2012-2013 시즌까지인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때마침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앞으로는 30세 이상 선수들에게는 1년 이상의 긴 계약을
제시하지 않겠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향후 램파드의 미래가 어찌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록 이제는 예전의 폼이 아니긴 하지만 램파드의 쓰임새가 아주 사라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

앞서 말했듯이 전체적인 경기 템포가 다소 느릴 수 있고 보다 더 신중한 경기가 많이 나오며
특히나 노련한 경험이 많이 필요로 하는 챔피언스 리그 같은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나름대로 유용하게 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예전만 못한 그의 체력을 감안하여서,
경기가 잘 안풀릴때 후반에 투입하며 공격 전개에 보탬이 되게 하는 임무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 저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에서 램파드는 메시에게서 볼을 탈취하고 곧바로 왼쪽에
있던 하미레스에게 롱패스를 날렸다. 그것은 드록바의 득점으로 이어졌고
결국 첼시는 1대0 리드를 지키며 1차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 테리가 퇴장당하며 수적열세에 놓인 상황에서 위기에 처했으나 램파드는 전반 종료직전 극적으로 터진 하미레스의 득점을 도왔다)


램파드는 내가 전세계 축구 선수들 중에서 내 고장 팀 인천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을 제외하면
가장 좋아하는 축구 선수이다.
이제 그를 필드 위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현시점에 팬으로써 희망하는 것은, 첼시에서의 주전 보장이 아니다.
그것은 현실적으로 더이상 무리이며, 첼시의 미래를 생각하면 더이상은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
첼시에서의 은퇴던, 아니면 첼시 생활을 좋게 마무리하고 다른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던간에
결과적으로 첼시에서의 아름다운 결말을 바란다.







1995-1996 Swansea City 임대 (당시 챔피언쉽) 9경기 1득점

1995-1996 Westham United FC 1경기 0득점
1996-1997 Westham United FC 16경기 0득점
1997-1998 Westham United FC 42경기 10득점
1998-1999 Westham United FC 41경기 6득점
1999-2000 Westham United FC 49경기 14득점
2000-2001 Westham United FC 37경기 9득점

2001-2002 Chelsea FC 53경기 7득점 3도움
2002-2003 Chelsea FC 48경기 8득점 2도움
2003-2004 Chelsea FC 56경기 15득점 6도움
2004-2005 Chelsea FC 58경기 19득점 16도움
2005-2006 Chelsea FC 51경기 20득점 9도움
2006-2007 Chelsea FC 63경기 21득점 15도움
2007-2008 Chelsea FC 40경기 20득점 11도움
2008-2009 Chelsea FC 57경기 20득점 19도움
2009-2010 Chelsea FC 51경기 27득점 20도움
2010-2011 Chelsea FC 32경기 13득점 6도움
2011-2012 Chelsea FC 49경기 16득점 10도움
2012-2013 Chelsea FC 8경기 2득점 1도움





Winterer   첼시에서 꼭 은퇴했으면 좋겠네요
- sangwki -   [183.103.xxx.199]
10/03 01:05  
sky.blue   조콜님 칼럼 잘읽었습니다 ㅎㅎㅎ...
이상적인건 아마도 긱스-스콜스 처럼 되는것 이려나..
일단 첼시에서의 은퇴를 하기를 정말 바라는게 우선이네요..
- tlrudaosld -   [211.40.xxx.26]
10/03 03:29  
피야니치   좀있으면 챔피언스리그에서 첼시유니폼을입고 선발출전하는 램파드의 모습을 볼수있겠네요 조콜님의 바람대로 아름다운 결말이 되기를 ㅎ 잘 읽고갑니다
- soccerlin1 -   [58.232.xxx.135]
10/03 03:59

 

포스팅이 마음에 든다!! 그럼 추천 한번 꾸욱!!

Posted by Mr크리스티앙 :